분기 영업이익은 줄었다. 5분기 만이다. 반면 매출은 1조49991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살짝 웃돌았다. 검색광고를 비롯해 신사업인 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 등이 고루 성장했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네이버의 1분기 성적표를 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엇갈렸다. 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해 인재유치전에 뛰어들었는데, 이 때문에 인건비 부담도 증가해서다. 네이버는 주식보상비용 등 영업비용이 늘어난 대신 신사업을 키워 이를 메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네이버는 할 일이 많다.

5월 왓패드 인수 마무리

먼저 이달 네이버는 북미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 이를 기점으로 두 회사간 이용자 트래픽 교류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웹툰·웹소설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꾸리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이 목표다. 왓패드 월이용자수는 올해 1분기 기준 9400만명이다.

우선 미리보기 등 네이버웹툰의 수익모델을 왓패드에 이식한다. 왓패드 수익의 대부분은 광고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인공지능(AI)기술을 왓패드의 웹소설 분석·추천에 활용한다. 웹툰작가 육성 프로그램도 도입해 아마추어 작품들이 프로로 진화할 수 있도록 ‘지원사격’한다. 지식재산권(IP)도 적극 발굴해 2차 저작물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박상진 네이버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 웹툰의 고도화한 수익모델을 이식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을 확대하는 게 목표”라며 “파급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웹툰·웹소설 형태로 각 플랫폼에 동시 출시해 영향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양사 인기 콘텐츠와 왓패드에서 진행 중인 90여개 영상화 프로젝트 등을 포함해 시너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재팬 ‘픽코마’에 밀리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도 반등을 꾀한다. 네이버의 ‘라인망가’는 출판만화 강국인 일본을 공략하고자 종이만화를 디지털로 옮긴 전자책을 주로 유통해왔다. 반면 픽코마는 웹툰 연재형을 고수했는데 작년 라인망가를 제치고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도 연재형 콘텐츠를 늘리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박 CFO는 “플랫폼과 콘텐츠의 안정성·사용성을 열심히 개선하고 있다”며 “1위 탈환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소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네이버 한성숙 대표)

회복된 검색·광고부문, 2분기 일정은

검색·광고 부문인 서치플랫폼도 변화가 예고돼 있다. 올해 1분기 네이버 서치플랫폼은 신규 광고주 유입, 지면 확대·플랫폼 고도화 등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16.8% 늘어난 7527억원을 기록했다. 검색광고도, 디스플레이광고도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특히 성과형 광고 성장이 지속돼 디스플레이광고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46.4% 증가했다. 2분기 네이버는 PC에도 ‘성과형 광고’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신선식품’ 장보기, 8월 신세계 등판

네이버는 쇼핑 등 커머스 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네이버는 커머스에서만 324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나 증가했다.

신세계·이마트와의 협력도 예정돼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신세계그룹과 2500억원 규모로 자사주 교환을 진행했다. 두 회사는 신선식품과 물류, 명품 등 분야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맞손을 잡은 결과물은 오는 8월 ‘신선식품 장보기’를 통해 선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가장 중요하고 진도가 빨리 나가는 것은 8월 오픈 예정인 신선식품 장보기 관련 물류 강화”라며 “하반기 장보기 부문에서의 네이버의 성장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부분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고 나머지 부분을 강화하려고 한다. 세부사항은 협의 중이라 상반기 중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네이버)

선물로 쇼핑 키운다

카카오가 잡고 있는 ‘선물하기’ 시장도 공략한다. 국내 선물하기 시장규모는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성숙 대표는 “선물하기 이용자들의 행동패턴을 봤더니 자신이 먹어보고, 또 써보고 괜찮은 상품들을 주변에 선물하더라”며 “5월이나 추석 등 시기에 따라 선물하는 용도들도 보여 관련 기능을 편리하게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웹툰 쿠키 등 디지털 콘텐츠를 포함해 각 상황에 맞는 선물 추천을 강화하고 다양한 테마의 선물샵을 보여주는 개편 방안도 준비 중이다.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들이 선물하기 ‘전용 상품’ 개발도 요청하고 있어 이 기능도 개발 중이다.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과는 럭셔리(명품) 제품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선물하기의 모습일지는 좀더 얘기를 해봐야 한다”며 “백화점에서 선물을 사는 건 이미 있는 구매 패턴이기 때문에 오픈해 얘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스토어도 동반성장할 거라는 낙관도 내놨다. 네이버는 올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목표를 25조원으로 잡고 있다. 한 대표는 “스마트스토어를 포함해 장보기, 라이브커머스, 하반기 시작하는 정기배송 등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버티컬도 확장해가고 있어 성장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분기 스마트스토어는 45만개, 브랜드스토어는 32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쇼핑라이브 거래액은 6개월 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신사업 매출 ‘올려’

네이버는 신사업 매출의 비중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총 매출인 1조4991억원 가운데 50% 이상은 서치플랫폼이 받치고 있는데, 신사업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박상진 CFO는 “올해 연간으로 보면 서치플랫폼(검색·광고) 매출 비중이 전체에서 50% 미만이 될 것 같다”며 “커머스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존) 서치플랫폼 매출 성장보다 새로운 사업의 성장세가 더 클 수밖에 없고, 커야 한다 생각한다”면서 “새 영역에서 성장 기회가 더 크다. 신사업에서의 매출 성장이 단기적인 이익 증가분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

하반기 주식보상비용 여전

네이버가 1분기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꼽은 인건비 부담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성과급을 두고 내홍을 겪던 네이버는 지난달 주식보상 프로그램인 △스톡그랜트(바로 처분할 수 있는 스톡옵션)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자사주 1000만원치를 3년간 매년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네이버 직원수는 6500명으로, 단순계산하면 연간 65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스톡옵션(주식매수 청구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주식을 싼 가격에 살 권리)도 운영 중이다.

이번 분기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주식매수선택권 회계상 비용이 전년동기대비 32.3% 증가한 3743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2020년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평가액이 주가 상승으로 불어난 것이 영업비용에 영향을 미쳤다. 7월에 부여할 예정인 스톡그랜트 비용은 160억원으로 인식돼 있다.

박상진 CFO는 “올해 주가 상승 이후에 기존 부여했던 주식보상 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올해 스톡옵션뿐만 아니라 스톡그랜트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 비용은 증가할 예정”이라며 “주식보상 비용만 놓고 보면 전년도 인식했던 비용보다는 전체적으로 2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인력 채용, 주식보상 비용 증가하더라도 저희가 생각하고 있는 개발운영비는 영업수익 증가율과 유사하다”고도 부연했다. 네이버는 인재확보를 위해선 보상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 시점은 네이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 차원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최고 인재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보상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한성숙 대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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