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SKT의 '기대이상 성장' 확인하려면 무슨 지표를 봐야 할까

발행일 2021-09-26 15:08:02
넘쳐나는 데이터와 숫자, 누구에게나 공개돼 있고 누구나 볼 수 있지만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숫자 뒤에 숨은 진실을 보는 눈, 데이터를 해석해 스토리를 만드는 힘, 넘버스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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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는 성장주로 분류되지 못합니다. 포화상태에 이른 이동통신 시장의 한계 때문이죠. 하지만 국내 통신사의 사업 전략을 보면 '통신'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눈에 띕니다.
• 국내 1위 통신사 SK텔레콤은 변화에 가장 앞선 전통 기업입니다. 배당, 분할, 제휴, 분사 등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면 모든 금융기법을 사용하는 전략을 펴고 있죠.
• 통신사를 과거의 시선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어떻게 바뀌고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한다면 통신기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SKT의 구독형 서비스 'T우주'. (사진=SKT)

올해 2분기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했던 SKT가 두 번째 분기배당을 준비 중입니다. SKT는 최근 '중간(분기)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기준일) 결정' 공시를 통해 3분기 배당을 받을 권리 주주의 기준일을 9월30일로 확정했습니다.

SKT는 지난 3월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조항을 삭제하고 분기배당을 신설했죠. SKT는 그간 매년 6월말에 중간배당을 지급했지만 이를 변경해 3·6·9월 말일을 기준일로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금배당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회사는 기존 중간배당보다 분기배당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주주가치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항상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해 강조한 박정호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배당을 더 자주하는 것에 대해 마다할 주주는 없죠. 분기배당 시행으로 SKT 주주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회사의 2분기 실적도 좋았습니다. SKT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매출 4조 8183억원, 영업이익 39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10.8%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가 흐름도 나쁘지 않습니다. 8월말 30만원대였다가 이달 들어 20만원대로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30만원대로 올라섰습니다. SKT의 주가는 지난 24일 30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SKT가 인적분할 후에도 그대로 이어갈 MNO(이동통신) 사업의 실적은 어떨까요? MNO 부문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3조2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를 넘어선지 오래 됐지만 MNO 부문은 5G 가입자를 늘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
• SKT 인적분할: SKT는 지난 4월 회사를 사업회사와 ICT 투자전문회사로 인적분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통신을 비롯해 구독·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을 맡고 신설되는 SK스퀘어는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중간 지주사로, 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됩니다. 박정호 SKT 대표는 10월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11월 공식 출범하는 SK스퀘어의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될 예정입니다. 존속회사인 SKT는 현재 MNO 부문 대표인 유영상 대표가 맡을 계획입니다.
오는 10월12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 승인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되면 회사는 11월1일 SKT(존속회사)와 SK스퀘어(신설회사)로 공식 출범하게 됩니다. SKT는 현재 자회사들이 하고 있는 미래 사업인 융합보안(ADT캡스)·커머스(11번가)·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등을 SK스퀘어에게 떼어 주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존속회사인 SKT가 주주들을 만족시킬 수준의 분기배당을 이어가려면 EBITDA(에비타)와 CAPEX(캐팩스, 설비투자)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에비타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의미합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입니다. 캐팩스에는 주로 기지국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데 드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 비용이 포함됩니다.

SKT는 앞서 배당 관련 산식을 공개했습니다. SKT가 8월11일 공시한 '수시공시의무관련사항'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의 배당은 에비타에서 캐팩스를 뺀 값의 30~40% 내에서 배당 총액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는 인적분할 후 존속회사 별도 실적 기준입니다. 배당 총액을 증가시키려면 가능한 에비타는 늘리고 캐팩스는 줄여야겠죠.


에비타는 각종 세금과 이자를 제외한 영업이익을 의미하므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을 말합니다. 최근 5년간 SKT의 별도 기준 연간 에비타 추이를 보면 2016년과 2017년은 4조원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2018년 3조7800억원대로 감소했고 이후 반등해 지난해 4조원대를 회복했습니다. 2019년 4월 상용화된 5G 서비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만 이뤄지는 통신 서비스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죠.

결국 꾸준한 신규 매출원이 있어야 에비타도 현재 수준 이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SKT의 신사업 중 구독형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SKT는 그간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통해 쌓은 구독형 서비스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 'T우주'를 내세워 구독 사업을 본격 시작했습니다. T우주는 월 9900원(부가세 포함)의 '우주패스 all'과 월 4900원의 '우주패스 mini'로 구성됐습니다. 우주패스 all은 11번가 3000포인트, 아마존 무료 배송 및 1만원 할인 쿠폰, 구글원 멤버십 100기가바이트(GB)를 기본 제공하고 추가로 개별 구독 상품(월 8000원~1만원 상당)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8월31일 출시된 T우주의 구독 패키지 상품인 '우주패스'와 단품 구독상품들의 총 가입자 수는 일주일만에 1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회사는 이후 가입자 수에 대해서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T우주는 회사가 가입자들로부터 받는 돈에 비해 제공하는 혜택이 큽니다. SKT가 가입자를 늘리더라도 당분간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구독 서비스 초기인만큼 회사는 우선 이익보다 가입자를 늘리는 것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유영상 MNO 부문 대표는 8월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마진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가입자가 확대된다면 결제와 광고 등 사업 자체에서 충분한 BM(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독 시장에는 이미 쿠팡(로켓와우)과 네이버(네이버플러스멤버십)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SKT의 T우주가 경쟁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겠죠. 유 대표의 말대로 어느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면 광고 등 다양한 BM을 적용하면서 회사 이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캐팩스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SKT를 비롯한 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5G 3.5기가헤르츠(㎓) 대역 전국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28㎓ 대역을 비롯해 여전히 투자할 곳이 많습니다. 기존 LTE망의 유지보수도 이어가야 합니다. 

SKT는 지난 5월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유·무선 통신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전년 수준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으며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5년간의 SKT 별도 기준 캐팩스 추이를 보면 1조원 후반에서 2조원 초반대를 오갔습니다. 2019년에 2조92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5G를 상용화하면서 전국망 구축에 비용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결국 SKT가 주주들에게 꾸준한 분기배당을 이어가려면 구독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의 비통신 사업들이 얼마나 활약을 이어나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꾸준한 통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가 불가피한 통신 사업의 특성상 캐팩스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이동통신 1위 기업 SKT가 분할 후에도 비통신 분야에서 얼마나 활약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생각해 볼 문제
• SKT의 'T우주'는 구독 시장에서 쿠팡·네이버와의 경쟁을 뚫고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
• 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은 인적분할 후 얼마나 성장할까요? 또 상장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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