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미국에서 일부 전기차 모델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종료 이후에도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재고를 소진하기 위한 조치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리스와 구매에 대해 모두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2025년형 아이오닉 5에 7500달러의 현금을 지원하고, 2026년형 모델 가격은 트림에 따라 최대 9800달러를 인하한다.
GM과 포드는 현재 배송 중이거나 딜러 매장에 있는 리스 차량에 대해 7500달러의 할인을 적용한다.
앞으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둔화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7500달러인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배터리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다.
최근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이 현재 약 10%에서 5%로 떨어져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미 수입 차량과 부품에 부과되는 미국의 관세 부담을 흡수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자동차 컨설팅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미국이 교역국들과 체결한 무역 합의에 따라 수입 차량 가격은 최대 5500달러, 수입 부품을 사용한 미국 생산 차량은 최대 1000달러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EY는 미국 전기차 판매가 2030년까지 큰 성장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1%에서 2029년 11%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반면 EY는 2032년까지 유럽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중국은 2033년에 절반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처럼 불균형적인 확산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건설 중인 55억달러 규모의 공장에서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할 수 있도록 재편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형 아이오닉 5에 대한 7500달러 현금 리베이트와 2026년형 모델 할인 비용을 자체적으로 부담한다. 랜디 파커 현대차 북미법인 CEO는 이번 조치가 “현대차의 재무적 건전성과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파커는 “9월의 판매 급증 이후 10월이나 11월에는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전기차 시장은 안착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이전에도 전기차 시장은 있었고 IRA 이후에도 전기차 시장은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GM과 포드는 금융 자회사를 통해 확보한 연방 세액공제 혜택을 고객에게 이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GM 파이낸셜은 10월 1일 이전 약 3만대의 전기차에 선수금을 지급했고 이로 인해 해당 차량들은 세액공제를 반영한 가격으로 리스가 가능하다. 리스 계약이 체결되면 대출기관은 국세청(IRS)으로부터 자금을 상환받는다.
포드는 성명을 통해 “포드크레딧을 통해 12월 31일까지 소매 리스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전기차 리스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