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축소하고 3분기에 전기차 사업 부문에서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손실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이하 현지시간) GM은 공시를 통해 손실 중 12억달러는 전기차 생산능력 조정에 따른 비현금성 손실로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4억달러는 주로 전기차 투자와 관련된 계약 취소 수수료 및 상업적 합의에 따른 현금 비용이다.
이번 손실은 오는 21일 공개될 3분기 실적에서 특별 항목으로 보고될 예정이다. 이는 순이익에 반영되는 한편 월가가 주목하는 조정 영업이익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GM은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종료되고 관련 규제가 폐지됨에 따라 전기차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회사는 “최근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 즉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일부 세액공제 종료와 배출가스 규제 완화로 인해 전기차 보급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GM은 전기차 생산능력과 제조 설비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밝혀 향후에도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GM은 한때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평가받으며 대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회사는 올해까지 전기차 분야에 300억달러를 투자해 신차 개발, 배터리 기술 연구, 내연기관 생산기지의 전기차 전환 등에 쓸 계획이었다.
GM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 모델을 보유 중이다. 올해 회사의 전기차 판매는 상당히 성장했지만 시장 규모는 초기인 10년 전 예상했던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시장조사기관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GM의 점유율은 올해 초 8.7%에서 3분기 말 13.8%로 상승해 현대차그룹의 8.6%를 앞질렀다. 그러나 지난달 기준 테슬라가 43.1%의 점유율을 기록해 시장을 선도했다.
앞서 월가에서는 전기차에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와 같은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지난 6월 “앞으로 어려운 결정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향후 몇 년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GM의 경쟁사인 포드는 약 1년 전 전기차 사업 손실을 19억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포드는 당시 약 4억달러의 생산 자산 손상차손과 최대 15억달러의 추가 비용 및 현금 지출을 반영했다. 포드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됐던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연기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