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 사진 제공=엔씨소프트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 사진 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주력 게임 매출 감소와 퇴직위로금 등 일회성 인건비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일회성 부동산 매각 이익이 반영되며 회계상으로는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을 이끌던 리니지M·2M·W 등 모바일 리니지 게임 3종 매출이 모두 하락하며, 리니지 지식재산권(IP) 중심 성장 둔화가 본격화된 모습이다. 엔씨소프트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과 수익성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게임 사업 적자에도 '역대급 순이익'

엔씨소프트의 2025년 3분기 연결 매출은 3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전 분기 대비 6% 감소했다고 11일 공시했다. 2분기에는 1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7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인건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3분기 영업비용은 전 분기와 유사한 3675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는 19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 전 분기 대비 5% 증가했다. 마케팅비는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전 분기 대비 32% 감소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퇴직 위로금은 2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60~70% 이상이 3분기에 반영됐다”며 “4분기 추가 반영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영업외손익은 부동산 매각 이익과 외화 관련 손익이 반영되며 전분기 483억원 손실에서 442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세전이익은 4352억원, 순이익은 3474억원으로 대규모 흑자전환했다. 본업의 수익성은 약화됐지만, 일회성 자산 매각이 순이익을 견인한 셈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를 조정기로 규정하고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 전략을 병행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 3분기 실적요약표/자료=3분기 실적발표 갈무리
엔씨소프트 3분기 실적요약표/자료=3분기 실적발표 갈무리

 

리니지 IP 매출 하락...돌파구 모색

3분기 매출 감소의 핵심 요인은 리니지 IP의 하락세였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1972억원으로 전분기(2189억원) 대비 10% 줄었다. 리니지M은 1053억원(13% 감소), 리니지2M은 472억원(2% 감소), 리니지W는 434억원(9% 감소)으로 모두 하락했다. 회사 측은 사업 활동 강도 조율로 모바일 게임 매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PC 기반 리니지·리니지2 등 레거시 온라인 게임 매출은 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리니지와 여섯 번째 확장팩의 사전 판매가 반영됐고, PC 온라인 게임 매출이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로열티 매출도 리니지M 대만과 블레이드&소울 중국 성과로 전년 대비 23% 증가한 46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및 로열티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즉 모바일 중심 구조는 흔들렸지만, PC·해외 부문이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한 것이다. 리니지 IP의 단기 수익성은 둔화됐으나, 글로벌 확장과 라이브 서비스 기반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바탕으로 글로벌 재진출을 꾀한다. 홍 CFO는 "리니지W는 내년 상반기 동남아 재론칭을 시작으로 2026년 북미·러시아 진출을 준비 중이며, 리니지M·2M은 중국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한다. 구글·애플 결제 수수료를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박 CEO는 "리니지M·2M은 11월부터, 리니지W는 11월 말부터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해 구글·애플 등 외부 플랫폼 수수료를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매출 구성별 요약/자료=3분기 실적발표 갈무리
3분기 매출 구성별 요약/자료=3분기 실적발표 갈무리

 

‘아이온2’ 출시 임박…글로벌 공략 가속

엔씨소프트는 3분기를 체질 전환의 준비기로 규정하고 ‘포스트 리니지’ 전략을 본격화한다. 엔씨소프트는 모바일·글로벌 확장과 병행해 수익성과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이달 19일 아이온2를 한국과 대만에 동시 출시한다. 내년부터는 아이온2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전면적으로 공략한다. 

박 CEO는 “아이온2는 PvE(이용자 대 환경) 중심 구조로 설계해 플레이 타임이 짧은 이용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했다”며 “지나치게 과금 중심이 아닌 유저 친화적 비즈니스모델(BM)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캐릭터 생성이 20~3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고, 서구권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결과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성취게임즈와 함께 ‘아이온 모바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내년 성취게임즈가 아이온 모바일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버전 출시도 검토 중이다. 

기존 IP를 활용한 스핀오프 4종도 개발 중이다. 먼저 1종을 12월에 선보인 이후 내년 1분기에 1종, 내년 하반기 2종을 출시한다. 다만 기존 IP의 라인업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조직·개발 운영에 대해 박 CEO는 “작년 대규모 희망퇴직은 핵심 개발조직을 제외한 지원 부문 중심으로 진행했다”며 “개발 인센티브를 공헌이익 기준으로 전환해 최적 인력·일정으로 빠른 개발이 가능한 구조를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구조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박 CEO는 “클라우드 비용과 서버 인프라를 정교하게 조정해 IDC(인터넷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혼용으로 비용 절감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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