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최근 사업지원실 개편 과정에서 인수합병(M&A)을 전담하는 M&A팀을 신설하고 초대 팀장으로 안중현 삼성전자 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단됐던 대형 M&A 전략을 다시 가동하기 위한 정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7일 사업지원TF를 상설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격상하면서 내부 조직을 재정비했다. 기존 외부에 공개된 전략팀(팀장 최윤호 사장), 경영진단팀(주창훈 부사장), 피플팀(문희동 부사장) 등 외에 M&A를 전담하는 팀이 추가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M&A팀은 발표 당시 팀장 인사가 확정되지 않아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안중현 사장이 수장을 맡는 것으로 정리되면서 설치 사실이 드러났다.
안 사장은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주도한 핵심 인물로 당시 미래전략실 전략팀에서 대형 글로벌 딜을 담당했다. 2022년 사장으로 승진해 삼성글로벌리서치 미래산업연구본부장을 거쳐 지난해 삼성전자로 복귀했다.
이번 M&A팀에는 임병일 부사장을 비롯해 최권영 부사장, 구자천 상무 등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사장은 UBS와 크레디트스위스(CS) 서울지점 대표를 역임한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안 사장이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이동한 뒤 사업지원TF에서 M&A 실무를 총괄해 왔다.
사업지원실은 TF 시절보다 외형과 기능이 확대됐다. 특히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서 감사 기능을 담당하던 경영진단실이 팀으로 전환돼 사업지원실로 흡수되면서 조직의 감독·조정 기능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전략·경영진단·피플·M&A 등 핵심 기능이 한데 묶이면서 "옛 미래전략실과 유사한 형태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직 변화가 이 회장의 M&A 전략 재가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하만 이후 7년 넘게 굵직한 글로벌 인수를 추진하지 못했다. 반도체 업황 변동성, 금리 고착, 지배구조 이슈 등이 이유로 꼽혀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반도체 확장, 전장·로봇 등 신성장군 확보,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삼성이 더는 M&A를 늦출 수 없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M&A 전담팀을 공식화한 것은 중단됐던 대형 인수 전략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며 "신성장 분야에서 빅딜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