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보고하고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조정했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가성비 제품과 빠른 배송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월마트는 3분기(8~10월) 동일매장매출이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를 웃도는 수준이다.
총매출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1795억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29% 늘어난 61억달러로 나타났다.
전자상거래 매출은 광고 수익 성장에 힘입어 27% 성장했다. 또 월마트는 온라인 주문 상품을 몇 시간 내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현재 미국 가구의 95%에 제공 중이다.
월마트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월마트는 회계연도 순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4.8~5.1%로 제시하며 기존의 3.75~4.75%에서 상향했다.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2.58~2.63달러로 2.52~2.62에서 올려잡았다.
월마트는 필수품과 재량재 등 여러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들이 다양한 소득층에 걸쳐 있어 미국 소비자들의 건전성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월마트는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지출을 다소 줄이고 있다고 인정했지만 고소득층에서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높은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고소득층 고객들이 월마트로 향하고 있다.
존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 연방정부가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 이후 매출이 감소했지만 전체 분기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소비자 간 차이에 대해 “분기 말에 차이가 분기 초나 연초보다 더 컸다”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년 전에 비해 식품 가격이 25%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레이니는 소비자들이 “가치 제공, 편의성, 뛰어난 경험 제공을 모두 갖춘 기업과 거래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관세 영향에 대해 그는 “일부 예상보다 덜하다”고 평가하며 이는 월마트가 가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일부 비용을 흡수하고 비용의 일부만 소비자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분기 월마트 제품 가격은 평균 1.3% 상승했는데 이는 9월 기준 미국 물가 상승률인 3%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격 상승은 전자제품과 파티오 가구 등의 수입 품목에서 두드러졌다.
레이니는 월마트가 “연말 쇼핑 시즌을 꽤 낙관적으로 맞이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가격대의 제품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배송 속도를 개선하며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올해 말과 그 이후에도 견조한 성과를 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월마트는 맥밀런이 12년간의 CEO 임기를 마치고 이번 회계연도 말 퇴임한다고 발표했다. 6년간 월마트의 미국 사업을 이끌어온 존 퍼너가 후임을 맡는다.
이번 주 타깃, 홈디포, 로우스 등 여러 소매업체들이 실적 발표와 함께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하며 소비자들에 대규모 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할인 혜택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월마트는 12월에 50여년 만에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떠나 나스닥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은 이 결정이 월마트의 디지털 중심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바트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협력하는 등 사업에 AI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