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판매량이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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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웰스파고의 콜린 랭건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북미, 유럽, 중국, 한국 등 4개의 주요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했다.

북미 시장의 판매량은 약 4만5000대를 기록해 전월의 약 6만대에서 25% 감소했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지난 종료되기 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9월 판매도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랭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종료 이후 미국 내 10월 인도량 감소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해외 시장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4분기 인도량 전망에 하방 압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랭건은 테슬라의 차량 판매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테슬라에 대해 ‘매도’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20달러로 제시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테슬라 인도량 전망치를 44만대로 보고 있다. 이는 약 50만대인 3분기 인도량보다 낮다. 지난해 4분기에 테슬라는 약 49만6000대를 인도했다.

테슬라의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2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연간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최근 투자자들이 자율주행 기술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과 같이 인공지능(AI) 관련 분야에 더 큰 관심을 두면서 전기차 판매 부진은 테슬라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약 9% 올랐고 지난 12개월 동안은 26%가량 상승했다.

테슬라 이사회도 AI 관련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가결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새 보상 패키지와 연계된 4개의 주요 경영 성과 중 3개가 AI와 관련이 있다. 머스크는 전기차 판매량 증대와 함께 자율주행 보조 서비스인 완전자율주행(FSD)의 구독 건수를 1000만건으로 끌어올리고 100만대의 로봇 판매와 100만대의 로보택시 배치를 모두 달성해야 보상안에 따라 약 4억2500만주를 받을 수 있다. 

1조달러 규모인 머스크의 보상안 승인 이후 테슬라 주가는 약 6달러 하락해 투자자들이 AI와 관련된 새로운 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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