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군포·용인에 네이버 판매자 중심 풀필먼트 센터를 연다. 이 풀필먼트 센터에선 인공지능(AI) 모델이 주문량을 예측하고, 물류 작업에 무인로봇이 투입된다. 또, 상품별 맞춤 박스를 만드는 한편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쓰는 등 ‘친환경 물류’ 실현에도 나선다.

20일 네이버는 새롭게 여는 풀필먼트 센터에서 이 같은 인공지능(AI) 물류 실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물량을 가진 브랜드들과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추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상공인(SME)까지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지난해 10월 지분 교환을 맺고 쇼핑·물류 인프라 등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전 과정의 ‘디지털화(化)’를 추진한다는 포부였다.

▲ △네이버는 판매자들이 물류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도록 진화한 AI 물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네이버는 판매자들이 물류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도록 진화한 AI 물류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도 ‘로켓배송’ 열린다

두 회사는 이달 군포에 1만1000평 이상의 상온상품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가동했다. 축구장 5개를 합친 크다. 오는 8월에는 용인에 5800평 규모의 신선식품 전용 저온 풀필먼트 센터를 개설한다. 풀필먼트는 배송과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환불 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대행 서비스’를 일컫는다. 군포·용인 센터는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판매자 위주로 운영된다. 쉽게 말해 자체 배송망이 없는 네이버도 ‘빠른 배송’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 것.

군포·용인 센터는 인근의 택배 허브터미널과 연계해 주문 마감시간을 늘렸다. 밤 12시 주문한 상품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일반 택배는 포장·집화 등 작업시간을 고려해 오후 3시에 주문이 마감되지만, 이들 센터는 출고된 상품을 바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곤지암 메가허브로 발송해 처리한다. 곤지암 메가허브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 터미널로, 전국 범위의 물류·배송을 담당한다. 이번 풀필먼트 센터 오픈을 통해 기존 곤지암 센터에서 진행되던 네이버 쇼핑의 ‘오늘주문·내일배송’의 서비스 범위와 제품군도 늘어나게 됐다.

▲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AI 수요 예측과 물류 로봇, 친환경 포장 등을 통해 스마트 물류를 확장할 계획이다.
▲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AI 수요 예측과 물류 로봇, 친환경 포장 등을 통해 스마트 물류를 확장할 계획이다.

AI·로봇 앞세운 풀필먼트 센터…차별점은

우선 네이버는 곤지암 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는 ‘클로바 포캐스트’를 군포·용인 센터로 확대한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로, 쇼핑 주문량을 하루 전에 예측해준다. 인력 배치 때 물류센터에 적정인력을 미리 수급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낮춰준다. ‘클로바 포캐스트’는 주문량 변동 폭이 큰 이벤트 기간에도 95%에 달하는 예측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 기술을 고도화해 각 판매자의 상품별 주문량을 예측, ‘개별’ 배송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또, 물류작업 처리를 돕기 위한 무인 이동로봇을 센터에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친환경 물류도 ‘기술’로 실현한다. 네이버는 적재 시뮬레이션 기반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주문한 상품의 크기·묶음 단위에 따라 자동으로 적합한 크기의 박스를 만든다. 박스의 빈 공간을 측정해 완충재 최적량을 자동 산출하는 방식으로 과대포장을 방지한다는 설명이다. 완충재·테이프·패드 등 모든 포장재는 재활용 가능한 종이 소재로 대체해,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에 나선다. 냉장·냉동 등 신선제품 전용인 용인센터에서는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최상의 제품 상태로 보관·배송할 수 있도록 ‘쿨 가디언 시스템(cool guardian system)’을 적용해 365일 24시간 물류 센터 곳곳의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네이버는 이번 물류 실험을 통해 각 기업과의 ‘상승효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는 32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상품 판매부터 라이브커머스, 24시간 최대 혜택을 제공하는 브랜드데이 등 네이버를 활용한 판매·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AI 물류까지 전방위적인 협업이 가능해지면 기업들과 각종 협업 전략을 꾸릴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이다. 브랜드들은 방대한 물량·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방식의 물류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험이 자리를 잡으면 네이버는 이를 SME 생태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 사업개발실 김평송 책임리더는 “소규모 SME부터 빅브랜드까지 사용자에게 만족도 높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라스트마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네이버의 고도화된 AI 기술력과 CJ대한통운의 정교화된 물류 시스템이 만나 한발 더 진화한 AI 물류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판매자들이 물류 관련 부담을 줄이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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